독창적인 예술세계를 펼친 팝 아트의 황제
KENNY SCHARF, SUPER POP UNIVERSE
케니 샤프, 슈퍼팝 유니버스
2차 세계대전 후 유럽이 전쟁의 폐허를 복구하는 사이, 산업 문명이 급 속도로 발달한 미국의 예술 시장에는 새로운 미술 양식들이 등장한다. 미국에서 추상표현 미술이 중심이 됐고 그에 대한 반동으로 일상의 이 미지를 인용한 팝 아트가 탄생한다. 팝아트를 대중의 뇌리에 각인시킨 앤디 워홀 이후로, 키스 해링, 장 미쉘 바스키아와 함께 팝아트의 전성기 를 이룩한 케니 샤프는 새로운 방식으로 예술사조를 이끈 스트리트 아 트의 선구자였다. 케니 샤프는 핵폭발, 냉전 시대, 환경파괴, 에이즈 등 당시 미국이 직면하고 있던 심각한 주제에 만화적 유희를 혼합하거나 작가 특유의 기괴하면서 유쾌한 감성으로 표현함으로써 독창적인 자신 만의예술 철학, 예술 세계를 펼친다. 사회적 문제를 새롭게 해석하고 누 구보다도 POP 하며, HIP 하게 표현해 우리에게 현실을 바라보는 새로 운 방법을 제시하는 케니 샤프, 그의 환상적인 세계로 들어가 보자.
CLUB 57
전시장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반짝이는 미러볼 그리고 신나는 레트로 음악과 함께 우리는 8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 나게 된다. 이스트빌리지에 위치한 CLUB 57을 그대로 재현한 이곳은, 새로운 예술을 갈망하던 젊은 작가들이 모여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예술 반항아들의 집합소였다. 당시 SVA(스쿨오브비주얼아트)에 재학 중이던 케니 샤프는 만화같은 그림을 그리거나 우주에 집착하는 작업을 했다, 하지만 이는 교수들에게 장난처럼 보여졌고 예술로 써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CLUB 57에서 그의 작업은 실험적인 도전이었다. 케니 샤프와 키스 해링을 비롯한 젊은 예술가들은 CLUB 57에서 비전문적이고, 즉흥적이며, 공동체를 형성하는 새로운 문화를 통해 주류 예술에 도전했다.
JETSTONE
TV 속 세상은 케니 샤프에게 환상의 세계였으며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1960년부터 방영된 [고인돌 가족 플린스톤]과 [미래 시대 우주 가족 젯슨]은 당시의 현실, 경제공황과 경제침체, 전쟁에 대한 불안감을 미래의 모습으로 변화시키는 특별한 매 개체가 된다. 밝은 색채와 귀여운 캐릭터들이 그가 표현한 현실의 공포와 불안을 완충시키며 다양한 이미지의 층을 형성한다. 현 실의 고민을 과거와 미래의 만화 캐릭터로 표현함으로써 초현실적인 현실을 만드는 그의 표현은 유머러스하지만 내면은 진지하 다. 케니 샤프는 더 나아가 다양한 종교에도 관심을 가지며, 여러 가지 도상을 도입하여 지구 종말 이후 구원의 세계를 보여준다.
SUPER POP
하얀 외벽이 파란색으로 바뀌면서 케니 샤프가 만든 우주 공간, 초현실주의 팝 아트의 공간으로 들어간다. 소비 사회와 예술이 만나는 지점에 대한 수많은 고민과 재해석을 통해 창조된 슈퍼 팝은 기존 팝아트의 최고치를 출력해 끌어냈다. 슈퍼 팝은 케니 샤프의 예술 세계 전반을 관통하는 개념을 담고 있다. 케니 샤프는 슈퍼 팝에 대해 ‘내가 경험한 모든 예 술 사조, 초현실주의는 물론이며 1950년대의 추상표현주의, 1960년대의 팝아트, 1970년대의 미니멀리즘 등이 내화 되고 끌어올라 토해낸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 공간은 그가 보여주고 있는 독창적인 팝 아트의 방식을 명확히 보여준다.
Donuts & Hotdogs
앤디 워홀에게 캠벨 수프가 있다면 케니 샤프에겐 도넛이 있다. 케니 샤프는 도넛이 가장 미국적인 정서, 즉 미 국 중심의 소비주의와 자본주의를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우주 공간에 거대한 도넛과 핫도그가 떠 있는 이미지는 르네 마그리트를 연상시키는데, 케니 샤프는 서로 이질적인 상관관계의 배경에 물체를 두는 초현실주의 기법 데 페이즈망(dépaysement) 기법을 사용했다. 케니 샤프는 물질주의 삶이 주는 거부할 수 없는 화려함과 그 이면 (혹은 그 배경)에 숨겨진 잔혹한 인간성을 도넛 시리즈를 통해 표현한다.
Pikaboom
케니 샤프의 전시는 귀여운 캐릭터들과 화려한 색채들로 보는 눈을 즐겁게 만든다. 그러나 그 안의 이야기는 보이는 것만큼 신나거 나 가볍지만은 않다. 작가는 작업 초기부터 핵폭발로 인한 지구 종말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왔다. 에이즈, 핵전쟁 그리고 환경파괴 같은 위험을 밝은 만 화 세계와 결합하여 과거와 미래, 즐거움과 공포, 선과 악이 혼재된 작품으로 표현했다. Pikaboom은 핵폭발의 장면에 작가 특유의 유쾌함을 담아 피 크닉 테이블과 의자로 제작했다. 무거운 주제를 발랄하게 풀어낸 이 작품은 여러 사회 문제에 직면한 우리들에게도 꼭 필요한 토론의 장소가 아닐까.
Cosmic Cavern
코스믹카반은 이번 전시의 가장 하이라이트인 공간이다. 형광색 오브제들이 가득 채워진 바깥의 세상과는 단절된, 환상의 세계를 보여 준다. 70년대 후반 경제침체와 냉전 시대의 핵전쟁에 대한 공포가 극대화되면서 세기말적 종말론이 고조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케 니 샤프는 1981년, 친구 키스 해링과 함께 살던 아파트의 옷장에서 주워온 플라스틱 폐기물에 형광 페인트를 칠해 벽 안에 붙였다. 이 렇게 불안과 혼란을 피할 수 있는 ‘내일이 없는 듯 신나게 놀 수 있는’ 우주로 통하는 공간, 코스믹카반을 창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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